외딴길:잠신潛伸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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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12.29.2022-루카 2,22-352022-12-29 16:11
카테고리말씀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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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29-32)


시메온. “그 사람은 들었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복음의 인물중에 제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바로 

이 시메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눈크 디미티스’(Nunc Dimittis, 시메온의 노래)로 알려진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바쳤던 사람입니다. 그의 이 ‘시메온의

 노래’는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 루카 1,46-55) · 

‘즈카르야의 노래’(Benedictus, 루카 1,68-79)와 더불어 

루카사도가 교회에 선사한 아름다은 찬가입니다. 

성무일도의 끝기도에서 시메온의 노래를 바칩니다. 


그는 무엇을 들었습니까? 그는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위로할 것이라는 하느님의 약속을 들었던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아기 예수를 만나기 전까지 즉 구원의 시간을 

눈으로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실망의 시간을 견디어야 

했을까요? 그는 아기 예수를 만나기 전까지 그 실망의 

연속에서 하느님의 희망을 발견하려는 지향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삶의 어두움의 긴 터널 끝에 주님이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그는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두눈으로 주님의 구원이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약속을 귀로 들은 사람이 아니라 

몸과 시간으로 들었던 사람입니다. 


시메온. 그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입니다. 

들었기에 그 약속의 목소리를 잊지 않았습니다. 

잊지 않았기에 수많은 시간을 성전에서 구원자이신 

아기 예수를 알아차릴 때까지 그는 그 하느님의 자리에서 떠나

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자리는 바로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려는 지향을 갖고 머무는 자리가 하느님의 자리가 됩니다. 


저는 이 시메온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처럼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그처럼 하느님이 약속하신 것을 이루시는 시간을 끝까지 

기다릴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처럼 하느님의 구원의 시간을 알아보는 

눈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처럼 Nunc Dimittis를 부르며 주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메온과 성가정의 만남을 그린 모자이크 시메온과예수.jpeg

사진ⓒ정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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