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인식의 대상이기보다는 신앙의 대상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분을 우리의 인식의 경계선안에 온전히 가둘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하느님 이야기는 흑백의 이야기가 아니라 회색의 이야기입니다. 마찬가지로 삼위일체는 그런 회색의 숨겨진 신비를 보여줍니다.
그리스어에서 신비(mysterion) 감추어진 무엇입니다.
삼위일체는 스스로를 감추시는 신비입니다.
알려고 하기보다는 신비로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보이지 않지만 감추어진 그 신비의 열쇠를 찾기위해서
계속해서 걸어가는 길입니다. 회색의 광야를 걸어가는 길입니다.
그렇지만 언젠가 그리스도를 통해서 드러내시려고 했던 그 열쇠는
우리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그날이 바로 구원의 시간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어렴풋이 보지만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볼 것입니다. 내가 지금은 부분적으로 알지만
그때에는 하느님께서 나를 온전히 아시듯
나도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1 코린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