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하고 대답할 것이다.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5-8) |
주님, 한밤중에 긴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남의 집을 불쑥 찾아가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름모를 이 주인공은 한밤중에 자신의 집에 불쑥 찾아온 그의 '벗'을 위해서 그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친구의 배고픔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 배고픔은 자신의 배고픔입니다. 그리고 벗을 위해서 계속 졸라댑니다. 이 졸라댐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기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벗에 대한 연민입니다.
우리는 많은 분들의 기도부탁을 받습니다. 그분들의 기도의 부탁은 한밤중에 있는 속절없이 주님의 손길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그분들의 배고픔입니다. 그 배고픔을 채워줄 수 있는 주님의 손길이 오시기를 함께 응원하고 염원하는 우리의 기도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깊은 연민이어야 합니다. 그 주님의 시간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주님께서 '마침내 일어나' 그 배고픔을 채워주실 것이라 믿음이 우리를 계속 기도하게 합니다.
사진ⓒ정강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