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 소식

제목식별에 대한 교리 교육 11. 좋은 선택의 확증 2024-01-29 23:11
카테고리교황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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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바티칸 뉴스]


“좋은 선택은 시간이 지나도 항구한 내적 평화를 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12월 7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을 통해 식별에 대한 교리 교육을 진행했다. 교황은 주님 앞에서 선택하는 방법을 설명한 최근의 교리 교육에 이어 올바른 길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식별에 대한 교리 교육  11. 좋은 선택의 확증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식별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결정 직후에 이어지는 단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 선택을 확증*해 주거나 아니면 반대하는 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결정을 내릴 때에는, 먼저 그 결정을 두고 식별해야 합니다. 옹호하는 결정인지 반대하는 결정인지, 내 감정은 어떠한지 (…) 그리고 기도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우리는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그런 다음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따라옵니다. 곧, 선택의 확증입니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어떤 결정은 좋지 않고 그 결정이 틀렸음을 드러내는 표지가 있는 반면, 좋은 결정은 확증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역주: 여기서 확증(confermare, 確證)은 하느님의 뜻을 선택할 때 보다 더 확실한 증거를 찾는 절차를 의미한다. 

실로 우리는 수많은 다른 목소리들 가운데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인식하기 위한 근본적인 기준이 ‘시간’이라는 측면을 살펴봤습니다. 하느님만이 시간의 주인이십니다. 시간은 그분의 유일무이함을 보장하는 특징입니다.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고 베끼는 모습과는 다릅니다. 선한 영의 특징 중 하나는 ‘시간이 지나도 항구한 평화’를 선사한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이 깊이 생각한 다음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은 시간이 지나도 항구한 평화를 선사합니다. 그렇다면 이는 좋은 표지이고, 그 수단이 좋았음을 나타냅니다. 그 평화는 조화, 일치, 열의, 열정을 가져오는 평화입니다. 여러분은 이 같은 심화 과정에 들어갈 때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지고 나올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하루일과 중 기도에 30분을 더 할애하기로 결정하고, 그리고 나서 하루 중 다른 시간을 더 열심히 살아내고, 더 평온함을 느끼고, 덜 불안하고, 더 많은 관심과 의욕을 가지고 임한다면, 몇몇 어려운 사람과의 관계도 더 원활해질 것입니다. (…) 이러한 것들은 모두 내려진 결정의 선의를 옹호하는 중요한 표지입니다. 영성생활은 순환적입니다. 다시 말해 좋은 선택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이롭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동참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결정 이후의 시간을 좋은 선택에 대한 ‘확증’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중요한 측면’을 알아봅시다. 왜냐하면 결정 이후의 시간은 결정의 선의를 확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식별에 대한 지난 교리 교육에서 이런 중요한 측면을 이미 접했지만, 이젠 그러한 중요한 측면의 적용을 더 많이 찾아야 합니다. 

첫 번째 측면은 그 결정이 나를 향한 주님의 사랑과 관대함에 대한 응답의 가능한 표시로 보이느냐 하는 것입니다. 두려워서 결정하거나 감정적인 압박 혹은 강요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좋은 것에 대한 감사’에서 나오는 결정은 우리 마음을 움직이고 주님과의 자유로운 관계를 살아낼 수 있게 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삶에서 ‘자기 자리에 있는 느낌’에 대한 인식입니다. 곧, “나는 내 자리에 있다”는 평온함을 느끼고 자기 자신을 더 큰 계획의 일부로 느끼며 자기 몫을 다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성 베드로 광장에는,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4열로 된 베르니니 회랑의 기둥이 완벽하게 하나로 정렬된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두 군데에 원형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자신의 하루가 더 질서정연해지고 자신의 다양한 이해 관계가 점차 통합되고 있음을 느낄 때, 중요한 우선순위의 올바른 위계를 확립하고 새로운 에너지와 강인함으로 생기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때, 그는 비로소 자신이 찾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인식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것을 순조롭게 풀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여러분이 좋은 결정을 내렸다는 표지입니다.

예를 들어, 선택의 확증에 대한 또 다른 좋은 표지는 결정을 내린 부분과 관련해 ‘자유로운 마음을 유지’할 수 있고, 그 결정을 기꺼이 다시 검토할 수 있으며, 그 결정에 대한 거부 반응에 직면할 때 양보하고 그 안에서 주님의 가르침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일입니다. 이는 주님께서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빼앗고 싶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집착 없이’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다. 소유욕은 선의 원수(적)이며, 애정을 죽여 없애 버립니다. 이를 주의하십시오. 소유욕은 선의 원수이며, 애정을 죽여 없애 버립니다. 불행하게도 우리가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가정폭력의 많은 사례는 거의 항상 상대방의 애정을 소유하려는 욕망과 자유를 죽이고 삶을 억압하여 지옥으로 만드는 절대적인 안전을 추구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오직 자유 안에서만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를 자유인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심지어 우리에게는 주님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그분께 드리는 것은 우리의 유익에 가장 부합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가능한 한 최선의 방법으로 그리고 진실로 그렇게 살아낼 수 있게 됩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삶과 역사 전체가 당신의 자비로운 손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당신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자 당신의 조건 없는 선하심의 표지로 이를 우리에게 알려 주십니다. 이는 성경이 말하는 ‘주님을 경외함(timore di Dio)’입니다. 곧, 하느님께 대한 존경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혜이신 주님께서 주시는 은사를 받아들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조건입니다(집회 1,1-18 참조). ‘주님을 경외함’은 다른 모든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왜냐하면 만물의 주인이신 분을 향하기 때문입니다. 그분 앞에서는 아무것도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게 할 수 없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에 대한 자신의 놀라운 체험을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나는 비천하게도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도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2-13). 이는 좋은 일이 있을 때나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나 주님을 찬양하는 자유인의 모습입니다.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우리 함께 앞으로 나아갑시다!

이를 인식하는 것은 좋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며, 건강, 미래, 사랑하는 사람, 우리의 계획 등 우리가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보증입니다. 우주의 주님께 우리의 신뢰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시고 우리가 당신과 함께 놀라운 것, 영원한 것을 만들 수 있음을 알고 계십니다. 성인들의 삶이 이를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항상 이런 방식으로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하면서 기도하고,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느끼며,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도록 합시다. 용기를 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