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가라지)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그는 (집주인) 이렇게 일렀다. ‘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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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가르치는 한국 철학자 한병철은 "타자를 없애면 나의 자유도 사라진다"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 앞의 불편한 사람을 제거하고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사람을 ‘가축’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나와 결이 사람을 제거하지 않고 저항하며 같이 존재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가축과 다름이 없다고 한다.
예수님의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기간”의 중요성에 대한 오늘의 말씀에서 우리는 그 공존기간 동안에 밀과 가라지를 구분하는 눈을 키워야하며, 가라지가 나의 삶을 온통 지배하지 않도록 저항하면서 지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렇게 가라지 즉, 얼마나 타자와의 긴장을 견딜 수 있는가에 따라서 우리가 사람인지 가축인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가라지의 최종 운명은 온통 하느님의 몫이다. 공존은 인간의 운명이고 종착지의 결정은 하느님이 하신다.
사진ⓒ김동진 변산, 직소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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