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종교를 가진 사람은 “성스러움”에 대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성스러움을
우리가 사는 곳에서 저 멀리 있기에 만질 수 없는 볼 수 없는
가상의 실체로서만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 성스러움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무대
가운데에서도 발견됩니다. 그래서 어떤 신학자는 종교는
성(聖)의 세계를 속(俗)의 세계안으로 끌어내려 통합시키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주변의 성스러움을
인식하지 못할 뿐입니다.
이렇게 성스러움을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늘 복음의 부활하신 예수님의 이야기에서
더 확증됩니다. 부활하신 당신은 살아있는 만져 그 모양을
느낄 수 있는 형체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십니다:
“나를 만져보아라. … 나도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요? 성스러움은 바로 우리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곳에서 발견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스러움이
반드시 무아지경의 상태나 이 세상을 버리는 결단에만
달려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성스러움은 이 세상에서 도망가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평범한 삶속에서도 발견되기에 이 세상속의
성스러운 삶은 어쩌면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이 세상은
배척이나 경원시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갈 때
발견될 성스러움을 담고 있는 은총의 장소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