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길:잠신潛伸의 하루

사용된 글과 사진의 지적 소유권은 정강엽신부님에게 있습니다.
글보기
제목12.11.2022 - 마태오 11,2-11 대림 3주일2022-12-11 16:58
카테고리말씀 묵상
작성자

 “그때에 요한이,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2-3)

주님, 

제가 주님을 알고 있다고 하지만, 제 앎은 바닷가의 

모래 한알 만큼이라고 느낍니다. 당신에게 온통 노출되는 

순간과 당신앞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간 저는 

당신을 알 것입니다. 그 순간에서 저는 사라지만 당신만이 

저를 흡수하실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순간”전까지는 제가 

안다고 믿었던 주님 당신이 허상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사라지는 주님의 시간까지 저는, 당신을 알고자 하는 

지난한 몸짓을 하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비록 서툴고, 엉터리이고, 비틀거리고, 불안해도 그안에서 

오히려 당신이 계실 것이라 믿고 질문을 하고 응답하면서 

그 “순간”을 향해가는 농부같은 순례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께 가까이 갈 수록 저는 작아질 것입니다. 아멘.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리는 농부를 보십시오.” (야고보 5,7)

친구 조재훈 교수가 최근에 스페인 엘 카미노 (El Camino)를 부부가 함께 했습니다. 순례중에 사진에서 보이는 한 아버지와 딸을 만났다고 합니다. 딸은 어떤 연유인지 의족을 차고 있었구요.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 감동이었다고 하네요. 저는 딸의 의족안에 예수님의 연민과 응원의 발길이 함께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길을 이끌고 있었을 예수님의 발길…

El Camino.jpg
                                                                      
사진ⓒ조재훈

Santo Domingo de la Calzada, Sp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