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15-16.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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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당신은 베드로 사도를 야단치십니다. 당신이 누구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데요? 알고 있는 것과 사는 것이 달라서 그렇게 야단치고 계시는 것임을 압니다. 언젠가 당신은 하느님의 일을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요한 6,29) 베드로 사도에게는 당신이 누구라는 것을 아는 것과 당신을 믿는 것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 크게 존재합니다. 예수님 당신을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앎이 믿음으로 활성화되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일은 죽어 있습니다. 그 자리에 인간의 비툴어진 희망이 자리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갈망이 아니라 자신의 꿈입니다. 그 공간에 하느님이 자리할 틈이 없습니다. 그 틈은 내 꿈을 양보할 때야 메꾸어질 것입니다. 예수님에 대한 믿음은 위안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영원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사진ⓒ정강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