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읽기 좋은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 C. S. 루이스 저 | 김선형 번역| 홍성사
삼촌과 조카 사이인 두 악마가 있습니다.
삼촌 악마 스크루테이프는 자신의 조카이자 풋내기 악마인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쉬지 않고 충고하고 판단합니다.
31통의 편지 형식으로 쓰인 이 책을 읽으며 ‘정말이지 악마는 일을 쉬는 법이 없네’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악마가 교묘하게 인간의 영혼을 타락시켜 인간을 하느님과 멀어지게 만드는 수법을 읽으며 섬뜩해집니다.
편지
4에서 그는 조카 악마에게 인간이 기도를 진심으로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형식에 집착하게 만들고,
감정이나 분위기에만 몰두하게 하라고 조언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자주 하느님보다
‘기도하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편지
6에서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미래의 불안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라고 조카 악마에게 말합니다.
불확실한 내일에 대한 공포와 걱정은 인간의 영혼을 쉽게 흔들 수 있는 좋은 무기라는 것입니다.
스크루테이프는 웜우드에게 인간의 시선을 ‘지금, 이 순간’에서 멀어지게 해서,
‘상상의 미래’
에 집착해서 불안하게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필리4,6)” 라고 주님은 당부하시는데 말이지요.
편지 28의 주제는
'세속화’로서 하느님을 믿는 이들은 절박하고 위급한 시간에 오히려 하느님을 붙들고,
반면 안일하고 편한 시간을 보낼 때 세속화되기 쉬운 법이니 그 쪽으로 유도하라고 조카 악마에게 조언합니다.
사소한 무관심과 일상 속 방심이 결국 인간을 악의 길로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하지요?
늘 유혹의 한복판에서 살아가며 두 개의 깃발을 두고 끊임없이 성찰하는 삶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이 책은 구체적인 지표를 보여줌으로써 루치펠의 깃발로 향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1942년에 출간된 이 책은,
C.S. 루이스의 많은 저서가 그렇듯이, 여전히 꾸준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마리아의 밑줄
“원수(예수님)가 인간의 마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를 치기에 불안과 걱정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원수(예수님)는 인간들이 현재 하는 일에 신경을 쓰기 바라지만,
우리 임무는 장차 일어날 일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지.”
“인간들은 자신이 동물이며,
따라서 육체가 하는 짓들이 반드시 영혼에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는 점을 노상 잊고 산다.
오히려 우리의 최대 과업은 그들의 마음에 이런저런 것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게 아니냐.
그중에서 가장 간단한 방법은 원수(예수)를 바라보고 있는 인간의 시선을 그 자신에게로 돌려 버리는 것이다.
최선의 방책은 진지하게 기도할 마음이 아예 생기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데까지 막아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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