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양귀자| 쓰다, 307쪽|
몇 년 동안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가 풀렸습니다! 제가 거의 30년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이 소설이 최근 3년 연속(2023~2026 상반기) 다시 베스트셀러에
꾸준히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주 희귀한 현상이어서 그 이유가 궁금해 이런저런 유추를 하며 지켜보았는데
며칠 전에 yes24대형서점에서 분석한 내용을 보고 참 기뻤습니다. ‘힘 있는 이야기’ 여서 재발견되어 장기 흥행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 책의 구매자의 41.4%가 2030세대라는
것입니다!
세대와 시대를
막론하고 재미있게 읽히고, 감동을 준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그래서 7월의 뜸BOOK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1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은 마치 완성된 단편소설 같아 17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인데, ‘작가의 노트’를 보니 역시 의도적인 것이었습니다. 작가는
단편소설을 쓸 때 요구되는 긴장감을 유지하며 ‘절대 몰입’의 경지에서 단 한 페이지도 쉬어 갈 여지를 주지 않고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각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말하며 독자들에게 이런 당부를 하네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을 주제로 하는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들이 각자 해석한 만큼의 생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불행의 이면에 행복이 있고, 풍요의 뒷면을 들추면 반드시 빈곤이, 빈곤의 뒷면에는 우리가 찾지 못한 풍요가 숨어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작가는 이렇게 말하는 걸까요?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책의 제목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순 (矛盾)이라는 말의 뜻은 고대 중국의 『한비자
(韓非子)』에 기록된 고사에서 비롯되었지요. 초나라의 한 장수가 창 (矛,창 모)을 팔며 “이 창은 아무리 두꺼운 방패도 뚫을 수 있다”고 떠들었습니다. 이어 방패 (盾,방패 순)를 팔면서는 “이 방패는 어떤 창도 뚫을 수
없다”고 장 담했습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물었지요. “그대의 창으로 그대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겠는가.” 대답을 하지 못한 상인의 모습에서 모순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것이니까요. 우리 삶이 모순덩어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 마리아의 단상
17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에는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이 각 장마다 여기저기 있어, 각 장의 제목을 소개하는 것이 밑줄보다 더 이 소설을 잘 보여줄 것 같습니다.
1. 생의 외침/ 2. 거짓말들/ 3. 사람이 있는 풍경/ 4. 슬픈 일몰의
아버지/ 5. 희미한 사랑의 그림자/ 6. 오래전, 그 십 분의 의미/ 7. 불행의 과장법/ 8. 착한 주리/
9.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 10. 사랑에 관한 세 가지 메모/
11. 사랑에 관한 네 번째 메모/ 12. 참을 수 없는, 너무나 참을 수 없는/ 13. 헤어진 다음날/ 14. 크리스마스 선물/ 15. 씁쓸하고도 달콤한/ 16. 편지/
17.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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