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뜸BOOK <바이올린과 순례자> 마틴 슐레스케 저 (유영미
옮김)
마틴
슐레스케 저자(글) | 유영미 번역|
4케북스, 332쪽
저는 요즈음 자주 ‘나를 통해서는 어떤 소리가 날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바이올린과 순례자> 에서 이 문장을 만나고부터지요:
“‘인격’이라는 말은 ‘~을 통하여’와 ‘음’이라는 단어로 이루어진 복합어입니다.
그러므로 어원에 따르면 ‘인격’이라는 말은 ‘통하여 울리다’라는 뜻입니다.”
어느 날은 저를 통해 둔탁해서 답답한 소리가,
어느 날은 듣기 불편한 쇳소리가,
어느 날은 튜닝이 되지 않아 불협의 소리가,
그러다가 아주 가끔은 맑고 울림이 있는 소리도 나겠지요.
이 책을 읽은 후 의식성찰 때 이렇게 나를 통해 나는 소리를 생각해보면서 새롭게 저를 알아가고,
울림이 나는 소리,
즉 주님께서 나한테서 듣고싶어하시는 울림있는 소리를 내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울림이란 발성연습이 아닌 영혼의 상태에서 나오는 것일테니까요.
걸으면서 나무들을 통해 나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지요.
그리고 저 나무로 악기를 만들면 어떤 소리가 날까,
라는 상상도 하게됩니다.
저자 마틴 슐레스케는 독일의 뮌헨에서 바이올린 제작 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책은
2013년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가문비나무의 노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바이올린 장인이자 영적 순례자인 저자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과정 하나하나마다 삶과 믿음의 연관성을 새롭게 의식하며 매 순간 하늘을 향해 마음의 귀를 활짝 열어 두고 자신을 성찰하는 듯합니다.
기도실이자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는 작업장에서 그는 시종일관 영혼 깊은 곳을 향하고 있어 성직자와 같은 경건함이 느껴집니다.
그런가 하면 그는 일상의 사소한 일에서 기쁨을 느끼고,
때로는 낙심하고 상처를 입기도 하며,
하느님을 향해 불평불만을 쏟아내기도 해 우리의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낙담한 자리에서 언제나 빛을 발견하고 더 큰 행복의 자리로 넘어갑니다.
인생길에서 넘어져도 주저앉아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 영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듯 합니다.
그는 영적으로 끊임없이 진보하는 사람의 표상입니다.
마리아의 밑줄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는 이 세상이 노래를 통해 생명으로 빚어지는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우주는 크고 작은 모든 것이 진동을 통해 존재합니다.
활로 그은 현이 진동하며 울리듯이,
우주의 모든 것은 각각 서로 다른 파장과 스펙트럼,
진동 형태와 궤도를 지닙니다.”
p.51
“종종 작업대가 기도의 자리가 됩니다.
작업(바이올린 만드는 일)을 하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도움을 구하는 외침이 수시로 터져 나옵니다.
“나는 너무 부족합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 그러면 기도 중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나를 인도합니다.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단다.
잘 인도받는 것도 훌륭한 기술이지.
자신을 내맡겨야 해.
부담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지혜를 신뢰하며 너를 내맡기려무나.” p.110
“영감은 우리가 흔히 ‘천국’이라고 하는 영적 우주와의 내적인 협연을 통해 나타납니다.
영감은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리라’는 기도로 점철됩니다.”
p.110
“바이올린에 잠재된 울림처럼,
우리 가슴속에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당신은 울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울림있는 삶을 통해 이 세계에서 하느님께 참예합니다.”
p.196
“하느님과의 친밀한 경험은 사적인 경건함이 아니라,
공동생활의 열매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p.224
“기도란 겨우 자신의 앞가림이나 하고자 종종거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의 관심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 기도의 참된 의미입니다.” p.279
“하느님과 우리의 상호작용은 바이올린의 현과 활 사이의 대화와 같습니다.
무한한 영적 세계에서 우리가 직접 받을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은혜가 흘러나옵니다.
하느님의 손에 연주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경험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경험하게 되는 순간들!
기도하는 마음에서 불안은 평온으로,
산만함은 사랑의 임재로 바뀝니다.
우리는 하느님에 의해 연주되어 세상에 선물이 됩니다.”
p.31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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